9R 스프링 드라이브의 초정밀 기술

정밀성은 모든 그랜드세이코 시계의 핵심 가치이며, 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철학입니다. 이러한 기준은 기계식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그리고 스프링 드라이브 무브먼트를 막론하고 모든 그랜드세이코 시계에 일관되게 적용됩니다.

최초의 그랜드세이코를 탄생시킨 팀은,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시계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일상에서 착용하기에 이상적인 시계를 만들기 위해, 당연히 높은 정밀도를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이를 끊임없이 추구했습니다.

스프링 드라이브를 탄생시킨 꿈 역시 그에 못지않게 대담했습니다. 바로, 전자 시계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태엽 구동 무브먼트를 만들겠다는 집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스프링 드라이브의 개발은 시계 역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었으며, 그랜드세이코의 발전 여정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스프링 드라이브는 전통적인 밸런스 방식을 사용하는 기계식 시계보다 10배 이상 정밀하면서도, 태엽, 기어 트레인, 정밀하게 마감된 브리지, 그리고 로터 등 그 구조의 핵심 요소는 고전적인 시계 제작을 배운 시계 장인에게도 익숙하게 느꺄질 만한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9R 스프링 드라이브 이전에도 그랜드 세이코는 정확성, 가독성, 아름다움, 그리고 내구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꾸준히 추구해왔습니다. 그리고 9R 스프링 드라이브를 개발할 당시, 그랜드세이코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시계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이 비전은 본질적으로 이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즉, 전통적인 태염으로 구동되면서도, 정밀한 IC와 크리스탈 오실레이터로 정확도를 제어하는 구조는 시계 제조의 양극단을 아우르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프링 드라이브에서는 이 상반된 요소들이 완벽하게 통합되었고, 그 결과로 태어난 시계는 오직 전통과 현대 기술 모두에 정통한 브랜드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창적이고 먀혹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스프링 드라이브에 사용되는 집적회로(IC)와 크리스탈 오실레이터는 세이코 엡손에서 자체 개발 및 생산되며, 그 제작 과정은 상당한 기술적 도전이 따릅니다. 스프링 드라이브는 배러티가 아닌 태엽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부품들은 극도로 낮은 전력 소비를 유지해야 합니다. 아무리 메커니즘이 정밀하더라도, IC가 전력을 과도하게 소모한다면 그랜드세이코가 요구하는 실용적인 파워리저브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초대 그랜드 세이코 스프링 드라이브 무브먼트인 칼리버 9R65에서는 IC의 소비 전력이 단 25나노와트(nW)로, 이는 1980년대 1차 개발 당시의 프로토타입보다 1%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초저전력 IC 덕분에 최대 72시간의 파워리저브가 가능해졌고, 마침내 2004년, 스프링 드라이브는 그랜드세이코 시계에 탑재될 준비를 완벽히 마쳤습니다.

그랜드세이코의 9R 스프링 드라이브는 순수 기계식 시계가 흔히 겪는 문제점들을 거의 완벽하게 극복했습니다. 즉, 온도, 위치, 충격 등 외부 요인에 민감한 기계식 시계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것입니다. 또한, 일반적인 기계식 시계에서는 태엽이 풀리면서 발생하는 토크 변화로 인해 밸런스 휠의 진폭이 불안정해지고, 그에 따라 정확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스프링 드라이브느 ㄴ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파워리저브 전 구간에 걸쳐 높은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특히 9ㄲ65 무브먼트의 경우, 최대 72시간 동안 ±15초/월의 정확도를 구현해 기계식 시계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극복한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칼리버 9R65가 ±15초/월의 정확도로 처음 개발된 이후, 그 이후 수년 동안 보다 향상된 정밀도 9R 스프링 드라이브 무브먼트드링 등장했습니다. 이들 무브먼트는 ±10초/월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초정밀 무브먼트가 마이크로 아티스트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9R01, 또는 정밀 조정이 이루어진 9R15, 9R16, 9R96과 같은 특별한 버전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9R 시리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정확성의 기준을 끊임없이 끌어올려 왔습니다.

2020년에 데뷔한 9RA 시리즈 무브먼트를 위해 개발된 신형IC는 월±10초의 고정밀도를 실현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IC는 온도 센서를 내장하고 있어 이전의 9R65에 사용된 IC보다 전력 소비량이 더 많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회로 설계와 제조 공정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온도 센서와 90일간 에이징 처리된 크리스탈 오실레이터를 진공 밀봉 패키지 안에 함께 배치함으로써 이 두 부품 사이의 온도 차이를 없애고 정밀한 온도 보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이 구조는 정전기, 습기, 빛과 같은 외부 환경 요인으로부터도 민감한 부품들을 보호하여 무브먼트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이처럼 9RA 시리즈는 정밀도, 신뢰성, 기술적 완성도를 모두 갖춘 그랜드세이코 스프링 드라이브의 진화된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품들은 정교하게 마감된 무브먼트 브리지 아래에 조용히 자리 잡은 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소 놀라운 역할을 수행합니다. 다른 9R 무브먼트에서는 IC와 크리스탈이 완전히 숨겨져 있습니다. 칼리버 9R 스프링 드라이브 시계를 소유하고 착용하는 것은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아름다움과 복잡함을 경험하는 동시에, 그 이상을 마주하는 일입니다.